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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뼛속까지 계급화 된 간호조무사 명칭부터 바꾸자

간호조무사신문 | 기사입력 2020/11/06 [14:41]

[칼럼] 뼛속까지 계급화 된 간호조무사 명칭부터 바꾸자

간호조무사신문 | 입력 : 2020/11/06 [14:41]

▲  최신형 아주경제 정치 팀장   © 간호조무사신문


"명칭에도 계급이 있다." 사회 초년병 시절, 한 선배가 말했다. 누군가를 만날 때 그 사람의 직함은 반드시 숙지해라. 절대 헷갈려선 안 된다. 특히 사장을 회장으로 높여 부르면 몰라도 상무로 낮춰서 부르면 안 된다고 했다. '왜요?'라는 물음에 돌아온 짧은 답변은 '예의가 아니다.'

 

맞다. 한국은 초등학교 때부터 귀에 닳도록 들었던 '군자의 나라'인 동방예의지국이 아닌가. 사장을 비롯해 '상무·부장·차장·과장' 등 직함 자체에 높임이 있는데도, 한국 사회는 여전히 ''자를 생략해 부르면 무개념으로 치부되기 일쑤다. 명칭이나 호칭도 마찬가지다.

 

솔직해지자. 형식은 본질을 규제한다. 의미가 더 중요하다고 제아무리 강조해도 형식은 본질을 영원히 규정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인 2020년에도 명칭이나 직함 등에 과민 반응인 우리 사회가 이를 증명한다.

 

세계 역사는 신분제 철폐 투쟁의 과정이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고조선 8조법은 '도둑질한 자는 종으로 삼는다'고 규정했다. 삼국시대 땐 '왕족·귀족·평민·천민'의 구분이 한층 명확해졌다.

 

신라시대에선 진골과 여러 두품으로 계급 범위가 더 넓어졌다. '양반·중인·평민·천민'으로 구분된 조선시대 땐 '칠반천인(천시되던 일곱 부류의 사람)'이라는 말이 횡행했다. 형평사 운동이 발발(1923)했던 것도 20세기였다. 백정이란 신분의 낡은 칼은 칼집에 넣어져 박물관으로 보내졌지만, 현대판 계급은 여전히 사회 곳곳에 유령처럼 배회한다.

 

보건의료인도 별반 다르지 않다. 간호조무사가 대표적이다.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의 업무별 전문성이 다른 만큼, 각각의 '차이'는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차별'은 안 된다. 한때 인터넷상에서 일부 누리꾼들은 간호조무사를 '조무래기'로 비하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간호조무사를 그냥 '조무사'로 부르자는 청원도 올라왔다. 여기엔 의사나 간호사와는 달리, 이들이 '간호특성화고등학교나 간호조무사양성학원 출신의 고졸(이상)에 불과하다'는 계급적 차별이 깔렸다.

 

8년 전으로 기억한다. 19대 국회에서 간호조무사 명칭의 '간호실무사' 전환을 둘러싸고 보건의료인 내부가 분열됐다. 간호조무사협회가 영문명을 'NA(Nurse Assistant)'에서 'LPN(Licensed Practical Nurse)'로 바꾸는 것도 문제 삼았다. 이들은 국내 간호조무사들이 학원 등에서 교육받는 만큼, 미국과 캐나다의 '면허실무간호사'와는 다르다고 주장했다.

 

반대론자들은 특히 간호조무사가 보건복지부 장관의 면허가 아닌 시도지사의 자격 인정에 불과하다는 점을 주요 반대 논거로 들었다.

 

하지만 순서가 뒤바뀌었다. 그것이 문제라면, 의사나 간호사처럼 면허를 부여하면 끝나는 문제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인의 해결 과제인 효율적인 수급 관리 및 간호 인력난을 해소하는 것도 K 방역이 가야 할 길이다.

 

보건의료인은 특정 계급이 아니다. 반대론자들의 주장은 대학 나온 의료인이라는 권력 맛에 도취된 계급질에 불과하다. 다시 한 번 묻는다. 우리 사회는 과연 평등한가. 이젠 정부와 국회가 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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