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사마천의 사기와 K-방역, 그리고 '3분 진료'의 진실

간호조무사신문 | 기사입력 2020/08/31 [11:12]

사마천의 사기와 K-방역, 그리고 '3분 진료'의 진실

간호조무사신문 | 입력 : 2020/08/31 [11:12]

 

"그거 아세요? 그간 의료계의 병폐로 지적됐던 '3분 진료'가 K-방역의 선구자 역할을 하는 거요."(더불어민주당 A 의원) 

 

역설적이다. '3분 진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초반, 단기간에 진료 건수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했다. 미국 등 선진국이 허둥대는 사이, 우리는 속전속결로 코로나19를 봉쇄했다. 한국 사회의 '빨리빨리' 문화의 한 단면인 '3분 진료'는 그때만 해도 K-의료의 장점으로 부각됐다. 

 

그러나 '3분 진료'의 병폐는 불과 반년 만에  쓰나미급 대충격의 방아쇠를 당겼다. 한국 의료의 병폐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것은 '낮은 의료 수가'와 '의료 인력의 부족'이다. 이는 '3분 진료'와 '과도한 비급여 진료'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건강보험 진찰료는 원가의 '75%' 선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건통계 2020'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 1000명 당 임상 의사(한의사 포함) 수는 고작 2.4명으로, 콜롬비아(2.2명) 다음으로 낮다. 한 사람의 보건의료인이 2∼3명의 노동을 감당하는 일은 다반사다. 반면 의사에게 외래 진료를 받는 횟수는 국민 1인 당 연간 16.9회로, OECD 중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 2차 대유행을 막기엔 병상도 턱없이 부족하다. 구멍 난 의료시스템에 고령·지병을 가진 코로나 확진자는 입원대기 중에 잇따라 사망했다. 문재인 정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의 갈등도 결국 '적정 의료 인력'을 둘러싼 견해차 때문이 아닌가. 이쯤 되면 K-방역을 띄웠던 '3분 진료'가 역대급 의료 쓰나미의 부메랑으로 전락한 셈이다. 

 

문제는 공권력을 꺼낸 정부의 대처다. 정부는 보건의료인의 블랙아웃 등 집단행동에 '공권력 행사'를 시사하며 으름장을 놨다. 문재인 대통령은 파업한 의료계를 향해 "전시상황에서 군인의 전장 이탈과 같다"고 질타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즉각 업무개시명령을 지시했다. 보건복지부는 카르텔 등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의협을 신고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월 26일 서울 용산구 의협 임시회관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고대 중국의 천년 흥망사를 다른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는 최악의 정치로 '국민과 다투는 것'을 꼽았다. 차악은 '형벌로 겁주는 정치'다. 쓰나미급 의료 대란을 맞닥뜨린 정부가 택한 것은 네 번째와 다섯 번째, 즉 하지하(下之下)의 정치다.

 

'사기'에서 언급한 가장 이상적인 '국민의 마음을 따르는 정치'는 온데간데없다. 두 번째와 세 번째로 좋은 이익으로 국민을 유도하고 도덕으로 설교하는 정치도 보이지 않는다. 

 

더군다나 보건의료인의 하위층인 간호조무사에 대한 지원책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간호조무사를 비롯한 간호 인력(간호사 포함) 수는 인구 1000명 당 7.2명으로, OECD 평균(8.9명)을 밑돈다. 이대로는 안 된다. 

 

정부가 최우선으로 할일은 공포 정치가 아니다. 정부와 보건의료인, 전문가 등이 총망라한 범정부 태그포스트(TF) 등의 특별 기구를 통해 백년대계인 보건의료 정책을 만드는 일이다. 국민의 집단지성이 답이다.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고 공공 의대도, 의료의 지역 불균형도, 간호조무사의 지원책도 논의하시라.

 

▲ 최신형 아주경제 정치 팀장  © 간호조무사신문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포토뉴스
메인사진
[포토뉴스] 민생당, 간무협 정책협약식
1/9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