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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간호조무사단체 법정단체화는 시대적 요구이다

홍옥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

간호조무사신문 | 기사입력 2019/09/20 [10:26]

[발행인 칼럼] 간호조무사단체 법정단체화는 시대적 요구이다

홍옥녀 대한간호조무사협회장

간호조무사신문 | 입력 : 2019/09/20 [10:26]

“대표 없이 과세 없다(no taxation without representative)”

  

이 말은 18세기 영국 식민지였던 아메리카 13개 주 주민들의 인지세법 부과 결정에 대한 대응 슬로건이었다. 요약하자면 ‘대표’가 없이 ‘의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최근 보건의료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이자 갈등이라고 보도되는 ‘간호조무사협회 법정단체 인정’ 논란에서 무엇이 진실이고, 정의인가를 묻는다면 “대표 없이 의무 없다”라고 표현할 것이다.

 

먼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는 점부터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간호조무사는 전 세계 간호인력 체계에서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단일 간호체계가 아니다. 영국이나 호주처럼 RN-EN이 있는 2단계 체계가 있는 나라가 있고,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RN-LPN-CNA 과 같이 3단계 체계가 있는 나라도 있다.

  

또한 OECD에서는 간호인력을 전문직 간호사와 준전문직 간호사로 분류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에 간호조무사를 준전문직 간호인력으로 보고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조무사에게 ‘간호’라는 단어를 빼고 ‘조무사’로 불러야 한다는 간호사의 국민청원은 꽤나 씁쓸한 일이다. 게다가 ‘조무사’라는 직업 명칭이 인터넷에서 타인을 비하하는 것에 악용되는 사례를 감안하면 그 청원자체가 얼마나 비인권적이고, 몰상식한 일인지 개탄을 금할 수 없다.

 

1967년 탄생한 간호조무사는 2019년 현재 자격취득자가 75만명에 이르고, 20만 명이 간호 현장 일선에서 환자의 간호와 국민건강 돌봄이로 활동하고 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간호조무사는 우리 사회에서 최소한의 존중을 받아야 하는 사람들임에는 분명하다.

  

최근 법정단체 인정은 오래전부터 열악한 처우와 부당한 사회적 대우를 받아온 우리 간호조무사에게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요구다.

 

보건의료 직종에서 유일하게 법정단체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최저임금선의 보수와 장시간 노동에 시달라고 있으며, 고졸 - 학원 출신이라는 꼬리표에 낙인찍혀 왔다.

 

이와 같은 현실에서 간호협회가 간호조무사의 권익을 대변하지 않느냐라고 말한다면 우리의 대답은 ‘아니오’가 될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간호조무사의 처우개선을 반대하고 무산시켜온 장본인이 바로 간호협회였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함에 따라 간호인력 수급문제가 급박한 현안으로 등장했다.

  

사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확대 시행이나 치매국가책임제, 지역사회통합돌봄사업 시행 등 보건의료계에서 간호인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것은 더이상 이견이 없는 자명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호업무의 분업화와 양성과정 개선 대한 인식은 시대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수십년 전의 간호인력 양성과정이 여전히 유지되고, 그에 따른 차별의식이 지배하고 있다는 것은 더욱 암담할 지경이다.

  

간호인력 수요의 증가에 따라 간호조무사의 활용 가능성이 높아지고, 관리의 필요성이 늘어나는 실정에서는 간호조무사에 대한 법적 지위 인정과 그에 따른 정책참여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제3자의 눈에는 이번 갈등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 간의 직역갈등, 밥그릇 싸움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간호인력의 역사와 맥락을 보면 사실 이것은 대등한 싸움이라기보다 우리 간호조무사들의 존엄성 투쟁이자 독립운동이다.

 

법률에 규정된 직종으로서 법률의 규정에 따라 업무에 종사하는 타 직역에 대해 존중과 대화는 정녕 필요 없는 것일까? 말로만 상생을 이야기하지 말고, 편견과 적개심을 버리고 지혜롭게 생각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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